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 만성위염, 위궤양, 십이지장 궤양, 위암, 말트(MALT) 림프종의 원인이라는 것이 알려진 후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을 진단하기 위한 많은 검사들이 개발되었습니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의 진단은 크게 침습적인 방법과 비침습적인 방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침습적인 방법은 위내시경을 통해 위점막의 조직을 얻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의 존재 유무을 확인하는 검사법입니다.
침습적인 방법에는 신속 요소분해효소 검사, 조직검사, 균 배양검사 등이 있습니다.
비침습적인 방법은 위내시경을 사용하지 않고 진단이 가능하며, 혈액검사를 통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항체를 검사하는 방법, 요소호기검사, 대변에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항원을 검사하는 방법, 소변에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항체를 검사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신속 요소분해효소 검사(rapid urease test, CLO 검사)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 다량의 요소분해효소를 가지고 있는 성질을 이용하여, 내시경을 통해 얻은 점막을 요소와 pH 표지자가 포함된 용기에 넣었을 때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의 요소분해효소에 의해 요소가 분해되어 생성된 암모니아에 의해 pH 표지자의 색이 변하는 것을 이용해 균의 존재 유무를 검사하는 방법입니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CLO 검사는 최고 24시간 후에 판독을 하는데,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 있을 경우 1시간 이내 85.4%, 3시간 이내 97%에서 양성을 보입니다. CLO 검사의 민감도는 조직에 있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균주의 수에 큰 영향을 받으며 10,000개 이상의 균주가 있을 때 양성반응을 나타내므로 박멸 요법 후, 위산 분비 억제제를 사용 중인 경우에는 검사의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어 주의를 요합니다.
또한 위축성 위염이나 장상화피화생과 같이 균이 위점막에 균일하게 분포하고 있는 않는 경우에는 위음성의 결과를 얻을 수 있으므로, 가능하면 위축 위염이나 장상피화생이 없는 전정부와 체부에서 각각 1개 이상의 조직을 채취하여 검사하여야 합니다.
울산편한내과 의료진이 2008년 5월부터 10월까지 916명을 대상으로 울산편한내과에서 시행한 위내시경 검사 중 신속 요소분해효소 검사를 이용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 유병률이 64.2%였음을 2008년도 대한헬리코박터학회에 논문으로 발표하였습니다.
조직검사
우리나라에서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의 진단을 위한 조직검사로 H&E 염색법, Giemsa 염색법, Warthin-Starry 은 염색법, Genta 염색법 등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조직검사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을 진단하는 경우, H&E 염색만으로는 불충분하여 Giemsa 염색법이나 Warthin-Starry 은 염색법 등 다른 염색 방법의 병용이 추천되고 있습니다.
조직검사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 여부뿐만 아니라 점막의 형태 변화, 염증 정도, 위축 및 장상피화생 여부, 이형성, 암 등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이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배양검사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의 최초 발견도 십이지장 궤양 환자의 위 점막에서 균의 배양 검사에 성공하여 이루어 졌습니다.
배양검사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특별한 도구들과 기술이 필요하며 시간이 오래 걸려서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의 진단 목적으로는 이용되지 않습니다.
배양검사는 항생제에 대한 감수성을 평가할 수 있어,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에 실패한 경우 항생제 감수성 검사를 통해 치료 성공률을 높일 수 있으며, 어느 지역에서 항생제 내성의 변화 추이를 평가할 수 있습니다. 또한 배양을 통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의 독성인자 등을 포함한 여러 분자생물학적 검사를 하는 데 이용될 수 있습니다.
요소호기검사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은 요소분해효소를 분비하여 요소를 암모니아와 이산화탄소로 분해합니다. 요소호기검사는 이 원리를 이용한 것으로 가장 정확한 진단 방법의 하나입니다. 구강을 통해 섭취된 탄소 동위원소가 포함된 요소가 위장 안에 존재하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의 요소분해효소에 의해 분해되어 생긴 이산화탄소가 혈액 속으로 흡수되고 이것이 다시 폐를 통해 배출되는 양을 측정하는 것입니다.
요소호기검사의 진단 정확도는 매우 높아 민감도와 특이도는 모두 90-100%로 보고되고 대부분 95% 이상입니다. 요소호기검사의 정확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로 항생제나 위산 분비 억제제의 사용을 들 수 있으며 40%까지 위음성을 보일 수 있어 이러한 위음성을 줄이기 위해 검사 14일전에 위산 분비 억제제인 양성자 펌프 억제제를 중단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제균 치료 성공 여부를 확인하는 경우 최소 치료 종료 4주 후에 검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요소호기검사는치료 성공 여부를 평가하는 데에도 가장 정확한 방법이다.
울산편한내과의료진이 2003년에서 2006년까지 울산편한내과에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 치료 후 요소호기검사 등으로 제균 성공률을 연구한 논문을 한국-중국-일본 헬리코박터 학회에 발표하였습니다. 1차 치료의 제균 성공률은 80.9%였으며, 1차 치료로 제균 실패 시 2차 치료의 제균 성공률은 91.9%였습니다. 1차 및 2차 제균 치료 모두 연도 별 제균 성공률의 감소 등의 변화는 없었습니다.
혈액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항체 검사
과거 혈액검사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항체 검사 시 정확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최근 우리나라 사람에서 배양된 항원을 이용하여 개발 된 검사 kit의 경우 예민도 97.8%, 특이도 92.8%로 과거 혈액 검사보다 정확성이 증가되었습니다. 그러나 혈액 검사의 결점은 현재 점막에는 헬리코박터 세균이 없고 혈액에만 항체가 남아있는 과거 감염과 현 감염의 구별이 불가능한 간접 검사라는 점과 헬리코박터에 대한 제균 치료 후 항체 역가가 떨어지는 데에 1년 이상 걸리는 경우가 50% 가까이 되므로 제균 치료 후 제균 여부를 판정하는 추적 검사로 적합하지 못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또한 소아에서는 항체가가 상대적으로 낮아 10세 이전에는 진단 검사로 사용되기 어렵습니다
대변 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항원 검사
대변 내 항원 검사는 혈액 채취에 따른 부담이 없으며, 호흡의 조절이 어려운 영유아 연령에서 헬리코박터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선호되는 검사 방법의 하나입니다. 그러나 성인에서는 요소호기검사가 있어 대변 내 항원 검사는 별로 이용되지 않고 있습니다.